미용실에서 막 염색하고 나왔을 때의 산뜻함도 잠시, 한 달만 지나면 어김없이 거뭇하게 자라나는 뿌리는 전체적인 헤어스타일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매번 미용실을 찾아 뿌리 염색을 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럽고, 전체 염색을 다시 하기에는 모발 손상이 걱정되는 딜레마. 바로 이러한 고민에 대한 가장 현명하고 경제적인 해결책이 바로 ‘셀프 뿌리 염색’입니다. 수많은 셀프 염색약 중에서도 ‘로레알 엑셀랑스 크림 5.14 프로스티 코퍼 브라운’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오묘한 쿨 브라운 톤으로, 특히 붉은기 없는 염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염색보다 더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뿌리 염색은, 자칫 잘못하면 뚜껑을 쓴 듯 경계가 생기거나 얼룩이 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로레알 염색약 5.14를 활용하여 미용실에 다녀온 듯 감쪽같은 셀프 뿌리 염색을 완성하는 4가지 핵심 꿀팁을 공개합니다.
염색약 숫자 ‘5.14’의 비밀, 색상 선택 실패를 막는 첫걸음
뿌리 염색의 성패는 기존에 염색된 모발 색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사용할 염색약의 색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비밀은 바로 ‘5.14’라는 숫자 안에 숨어있습니다.
염색약 숫자 읽는 법 (국제 레벨 시스템)
염색약의 숫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레벨과 톤을 나타내는 약속입니다.
- 첫 번째 숫자 (5): 명도(밝기) 레벨을 의미합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어둡고(1=흑색), 높을수록 밝습니다. ‘5’는 ‘자연 갈색’과 ‘밝은 갈색’ 사이의 중간 밝기로, 대부분의 동양인 모발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명도입니다.
- 두 번째 숫자 (1): 첫 번째 반사색(주된 색감)을 의미합니다. ‘1’은 ‘잿빛(Ash)’을 나타내며, 모발의 붉은기와 노란기를 잡아주는 쿨톤 계열의 색감입니다.
- 세 번째 숫자 (4): 두 번째 반사색(보조 색감)을 의미합니다. ‘4’는 ‘구리빛(Copper)’을 나타냅니다.
즉, 로레알 엑셀랑스 5.14는 ‘중간 밝기의 갈색을 베이스로, 붉은기를 잡아주는 잿빛과 은은한 구리빛이 감도는 쿨 브라운’ 컬러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색상은 기존 모발이 붉은 톤으로 퇴색된 경우 톤을 보정해주고, 탈색 없이도 세련된 애쉬 브라운 느낌을 연출하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얼룩 방지를 위한 사전 작업, ‘영역 분리’와 ‘손상모 보호’
본격적인 염색에 앞서, 몇 분만 투자하여 간단한 사전 작업을 해주면 결과물의 퀄리티가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신생모’ 영역에만 정확히 바르기 위한 섹셔닝
뿌리 염색은 새로 자라난 머리카락, 즉 ‘신생모’에만 염색약을 바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꼬리빗을 이용하여 염색할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섹셔닝’ 작업은 필수입니다.
- 가장 눈에 잘 띄는 정수리 가르마부터 시작합니다.
- 꼬리빗의 뾰족한 끝을 이용해, 가르마를 중심으로 좌우 1cm 간격으로 얇게 섹션을 나눕니다.
- 염색 브러쉬의 끝이나 얇은 면을 이용해, 새로 자라난 검은 머리 부분에만 염색약을 정확하게 도포합니다. 이때, 기존에 염색된 모발까지 약이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한 섹션의 도포가 끝나면, 그 섹션을 반대편으로 넘기고 다시 그 아래에 새로운 섹션을 만들어 순차적으로 진행합니다.
경계선 얼룩을 막는 ‘린스’ 활용법
뿌리 염색 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신생모와 기존 염색모 사이에 경계선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는 전문가의 비밀 병기가 바로 ‘린스’ 또는 ‘트리트먼트’입니다.
- 방법: 염색약을 바르기 전, 신생모와 기존 염색모의 경계선이 되는 부분에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소량 발라줍니다.
- 원리: 린스의 유분막이 기존 염색모에 코팅 역할을 하여, 염색약이 과도하게 흡수되거나 중복으로 염색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는 뚜렷한 경계선 대신,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효과를 만들어 감쪽같은 뿌리 염색을 완성시켜 줍니다.
정확한 방치 시간, 발색과 손상을 좌우하는 골든타임
뿌리 염색은 전체 염색과 방치 시간을 다르게 적용해야 합니다.
‘신생모’와 ‘기존모’의 시간차 공격
염색이 처음인 건강한 신생모는 색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반면, 이미 손상된 기존 염색모는 색을 매우 빠르게 흡수합니다.
- 신생모 우선 도포 및 방치: 먼저, 새로 자라난 검은 머리 부분에만 염색약을 모두 도포한 후,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시간의 약 2/3 정도를 방치합니다. (예: 총 방치 시간이 30분이라면 20분 방치)
- 전체 연결 (유화 과정): 남은 1/3의 시간(10분) 동안, 소량의 미지근한 물을 손에 묻혀 뿌리 부분의 염색약을 가볍게 마사지하며 기존 염색모 끝까지 쓸어내리듯 연결해 줍니다. 이 ‘유화 과정’은 전체적인 톤을 균일하게 맞추고, 경계선을 한 번 더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염색 후 손상 최소화, ‘3단계 케어’로 마무리하기
로레알 엑셀랑스 크림의 가장 큰 장점은 염색 전, 중, 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3단계 케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뿌리 염색 시에도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모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염색 전후 앰플과 트리트먼트의 전략적 활용
| 단계 | 제품 | 뿌리 염색 시 활용법 |
| 염색 전 (1단계) | 세럼 (보호 앰플) | 전체 염색이 아니므로, 모발 끝 등 손상이 심한 부위에만 가볍게 발라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합니다. |
| 염색 중 (2단계) | 염모제 + 산화제 | 앞서 설명한 시간차 도포법과 블렌딩 테크닉을 활용하여 도포합니다. |
| 염색 후 (3단계) | 약산성 샴푸 & 너리싱 마스크 (트리트먼트) | 샴푸 후, 동봉된 너리싱 마스크를 염색한 뿌리 부분뿐만 아니라 모발 전체에 넉넉하게 도포하고 3~5분간 방치한 후 헹궈냅니다. 이는 염색으로 알칼리화된 모발의 pH 밸런스를 맞춰주고, 손실된 영양을 집중적으로 공급하여 색상 유지력과 머릿결을 모두 지키는 핵심 과정입니다. |
남은 염색약 보관, 정말 괜찮을까?
뿌리 염색 후 남은 염색약은 아깝지만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1제와 2제가 한번 혼합된 염색약은 화학 반응이 시작되어 시간이 지나면 산화되어 염색 효과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재사용 시 발색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변질된 성분이 두피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재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결론적으로, 로레알 염색약 5.14를 이용한 셀프 뿌리 염색은 더 이상 어려운 과제가 아닙니다. 염색약의 색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섹셔닝과 린스를 활용한 사전 작업을 거치며, 신생모와 기존모의 시간차를 두어 도포하는 전문가의 테크닉만 따라 한다면, 당신도 미용실에 가지 않고 언제나 깔끔하고 세련된 헤어 컬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